인수인계 안 하고 가면 발병 난다
당신은 당신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음을 증명하고 싶을 것이다. 퇴직 전 업무 인수인계를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퇴직 후 당신의 전화는 마비될 것이요, 당신은 하찮은 놈이 되고 만다. 후임자에게 업무의 모든 것을 꼼꼼히 챙겨 주도록 하라. 단, 당신만의 결정적 노하우 2%는 숨겨둬라. 퇴직 후 꼭 한 번은 회사가 당신에게 부탁하도록 만들어라. 당신의 존재감을 두 번 각인시키는 방법이다.


실업급여, 보험료 혹은 퇴직금을 처절하게 챙겨라
혹, 이 땅의 모든 실업자에게 실업급여가 지급된다고 생각하는 실없는 사람은 아닌지. 실업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이직 사유’는 따로 있다. 고용안정센터나 노무사 사무실에 문의해 당신에게 최적의 항목으로 선택하라. 대부분의 회사는 이 상황에서 ‘유도리’를 발휘해 준다. 물론 당신의 인간관계도 적잖은 변수가 될 것이다. 건강보험료는 퇴직과 동시에 직장건강보험에서 지역건강보험으로 변경된다. 이때 가족의 피부양자로 등록하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마지막으로 퇴직금이다. 회사의 퇴직 규정을 확인해 최대한의 수익(?)을 챙기도록 하자. 실업급여에 의료보험, 퇴직금만 관리해도 6개월은 그냥 먹고 산다. 


내일 그만두겠다고?
최소한 2주 전에는 퇴직 의사를 밝혀야 한다. 민법상으로는 1개월 전에 예고해야 하지만 보통 3주 정도면 충분한 시간이다. 이때 회사 특성을 고려해 퇴직 의사를 표시하는 게 좋다. 원리 원칙이 중요한 회사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 또한 훗날의 평판조회(Reference Check)를 대비하는 노하우다.


치사하게 굴지 마라
마지막으로 ‘화려한 휴가’를 계획하지 말 것. 밀린 휴가보다는 ‘화목한 근태’를 추구하라. 지각을 삼가고 업무에도 더욱 성실하게 임하라. 당신은 당연한 권리라고 말하겠지만, 주위의 동료들은 당돌한 권리라고 여길 것이다. 떠나는 자는 늘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다. 유종의 미를 거두자.


원수가 되지 마라
이직이나 일신상의 이유가 아닌 이상, 회사나 상사와의 문제가 퇴직의 주원인이다. 그러다 보면 감정이 앞서거나 자칫 언성을 높여 실수할 수 있다. 마지막까지 웃어라. 퇴직의 그날까지 밝고 경쾌한 모습을 보여라. 절대 싸우지 마라.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지만 ‘바닥’은 좁고 찍히면 죽는다! 누군가 당신에 대해 물었을 때 감정 섞인 반응이 나오게 하지 마라. 이직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사직서부터 들이대지 마라
사직서 제출과 동시에 퇴직을 통보하는 이들이 있다. 보통 배짱이 아니다. 퇴직의 의사는 직속 상사와 먼저 상의하도록 하자. 물론 당신의 퇴직 사유를 완곡하게 설득시켜야 한다. 당신이 상사를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라. 퇴직의 모든 과정이 좀 더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다. 단, 확실한 퇴직의 사유를 준비한 다음 대화에 임해야 한다. 사직서는 가장 마지막에 이뤄지는 서류상의 절차일 뿐이다.


퇴직도 타이밍이다
퇴직의 시기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물론 이직이 결정됐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가급적 퇴직의 시기를 고려하라. 인수인계를 철저히 하고 회사에 미리 이야기했어도, 마지막까지 경쾌하게 근태했어도,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인사이동 직후나, 중요한 프로젝트의 절정을 퇴직의 타이밍으로 잡았다면 아스팔트에 다이빙하는 격이다.


‘쿨’하게 떠나고 ‘핫’하게 관계하라
모두가 아쉬움의 군침을 삼킬 만큼 멋지게 떠나라. 하지만 거기서 끝내지 마라. 회사를 떠난 후에도 관계를 유지하라. 정기적인 만남을 갖는 것도 좋다. 새로운 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면 이직의 정보를, 새로운 자리를 잡았다면 업계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아등바등 살아남으려 애쓰기보다 바닥관리만 잘해도 평균 이상 간다.


절친한 상사에게 작별 인사
아무리 급작스러운 퇴직이라도 평소 절친했던 상사에게는 고마움을 전하라. 동년배나 후배는 퇴직 후에도 편하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상사는 쉽지 않다. 부서가 다르다면 더욱 그러하다. 일부러 찾아가 인사하는 당신, 언젠가 일로 부름을 당할 것이다. 간소한 선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에 얽매이지 마라
‘떠날 때는 말없이’라고 했다. 정에 얽매이지 마라. ‘일주일만 더’라고 요구할 수 있겠지만 냉정하게 잘라야 한다. 당신의 미래에 집중하라. 퇴직 예정자가 오랫동안 사무실에 남아있는 것도 민폐다. 배려는 장기화되면 배신이 되고, 과정(過程)이 길면 과정(過情)이 되니, 오만 정 다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만은 꼭!

Rule No.1 이메일과 하드디스크의 야시시를 과감히 지워라
귀찮다고 정리하지 않은 이메일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한번 쓴 컴퓨터, 중고라고 폐기처분하는 회사는 (아마도) 지구상에 없다. 분명 당신의 후임자가 물려받게 된다. 당신이 하이드로 변했을 때 긁어모았던 야시시~들, 지워라. 지우고 떠나자. 떠나고 나서 변태스러운 낙오자로 찍히기 싫다면 과감히 ‘delete’ 하라.


Rule No.2 “그~녀를 만나요~”
사내 연애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면, 혹은 당신의 호감녀가 그러했다면 이젠 과감히 대시하라.(으흐흐!) 당신은 떠나고 그녀는 남았으니 더 이상 거리낄 것이 없다. 인생 짧은 거 초등학교 1학년도 알고 있다. 어찌 하늘을 봐도 별 딸 생각을 안 하느뇨. 떠나는 순간 이야기하자. “순자 씨, 나 이제 갑니다. 그동안 당신에게 품었던 연정은 그대로 두고 갑니다”(라고 말하면 쌍팔년 노총각 되기 십상이다. 비장의 무기는 각자 준비하자).


Rule No.3 거래처에 당신의 안위를 알려라
하루가 멀다하고 연락하던 거래처에 직접 퇴사를 알려라. 아무런 소식 없이 사라지면 다시 등장했을 때 서먹한 기운 감돌기 쉽다. 명함을 정리하고 목록을 뽑아 회사 이메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자. 마지막에는 꼭 당신을 기억할 만한 한마디를 남기자. 돌아온 장고가 되려면 확실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Rule No.4 영수증 정리 칼같이 하라
이미 사직서를 냈다면 회사에 단 1분도 앉아있기 어렵다. 마음이 떠나니 몸도 떠나고 싶고 날 받아 놨으니 긴장 풀리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서 간과하면 안 될 일이 있다. 남은 급여는 칼같이 챙기면서도 마지막 달의 진행비나 접대비는 귀찮다고, 혹은 마음이 바빠 잊고 지나가기 일쑤다. 퇴직 후 이런 일로 회사에 들르는 것도 못할 짓이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자니 적지 않은 액수에 배 아파 죽을 수도 있다. 늘 그랬듯이 영수증 보길 황금같이 하여 아픈 배 움켜잡는 일 없도록 하자.


출처:
http://blog.empas.com/knoize/25534563
http://blog.daum.net/unininu/5974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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